151113 비행소년 KW4839


   이전에 올라왔을 때 평이 꽤 좋았고 이번에 올라오면서도 보러 가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름? 기대작이었는데 마침 인터파크 기대평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다녀오게 되었다.


   어쩌다보니 좀 바쁠 때랑 겹쳐서 이전 후기들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고 간단하게 시놉만 읽어보고 갔다. 자리는 8열이었는데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고속도로 이후로는 처음 가 본 거라 좀 신기하기도 했고 생각보다 꽤 잘 보여서 좋았다. 역시 단차 최고좋아......


   극장으로 입장할 때부터 비행기에 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입국심사 비스무리한 것을 한다. 무슨 스캐너 통과하면서 나이 검사 같은 것도 하고 그 다음에는 여권 검사하는 것처럼 검사관도 만나는데 청소년 하면 생각나는 게 뭐냐고 그래서 담배...라고 말할 뻔 해서 닥쳤다...... 대답 못했더니 엄마 아빠 떡볶이 중에 뭐가 좋냐? 이런 거 물어봤던 듯


   무대는 진짜 공항에 온 느낌이었고 약간 비스듬하게 전광판?이 세워진 게 공항에서 바깥 바라 보는 느낌도 나서 좋았고. 내용 자체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뭔가 찡하고 정말 말 그대로 청소년일 때의 나를 뒤돌아볼 수 있었다. 단관 온 중, 고등학생 아이들이 많이 있었는데 조용히 관람만 하던 그 아이들이 연극 후반부에서 펑펑 우는 데 뭔가 달래주고 싶은 마음도 들고, 내가 만약 저 나이대에 이 연극을 봤다면 나도 저렇게 울었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한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하고 다른 아이들은 들어주는? 무심한? 그런 스타일로 한 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한 여자 아이가 나 잘하고 있는 거지? 우리 잘 하고 있는 거지? 하는 부분에서 1차로 울컥하고 한 남자 아이가 외롭지 않니? 나 이상하지? 나 병신같지? 하는 부분에서 2차로 울컥.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 부분에서 "나는 한계가 두렵습니다. 하지만 한계를 그저 인정해버리면 그만일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아직 맛보지 않은 한계와 고민을 얼른 맛보고 져버리려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 대사를 돌림노래처럼 외쳐나가는 부분에서 마지막으로 울컥. 


   배우분들이 청소년은 아닌데도 다 너무나 청소년처럼 보였고 무대를 계속 뛰어다닌 다거나 춤을 추는 부분 등에서 몸을 정말 잘 쓰시더라. 각각 아이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공감이 가도록 풀어나갔지만 맨 처음에 나왔었나 두번째에 나왔었나 했던 엑소 빠순이로 나왔던 아이는 너무 인터넷 용어를 써서 오히려 거부감... 물론 요새 애들이 그렇게 말을 많이 쓰는 건 맞지만 좀 과하게 썼다는 느낌. 그리고 게임하는 아이 연출 부분은 연기 때문인지 너무 답답했고 랩하는 부분은 조명....이 의도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조명이 정말 너무 강해서 무대를 제대로 쳐다 볼 수조차 없었던 아쉬움.


   여신동 연출 극은 예전에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올라왔던 사보이 사우나 이후로 두 번째인데 아무래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달라서인지 그때보단 지금이 더 이해도 가고 다가오기도 하고. 사보이 사우나 때는 정말 러닝 타임 내내 나는 왜 여기 있는가...?의 생각만 들었었던 기억이....그래도 이 분 무대만큼은 정말 항상 사랑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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