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17 쓰릴미

그:강동호 나:이상이 피아노:원요한

 

(불호주의)

 

   프렐류드가 나올 때부터 사실 좀 불안했다. 쓸을 많이 봐왔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 미스터치가 잘 들릴 수가. 문제는 프렐류드에서만 미스터치가 있었던 게 아니라는 거다. 계속해서 미스터치도 심했고 미스터치보다 더 심각한 건 박자. 피아노가 루즈해지면 극이 얼마나 지루해질 수 있는가를 아주 잘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피아노가 정박을 지키면서 끌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배우가 달려갈 땐 박자를 좀 맞춰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래도 좀 잔잔한 편인 노래들에서는 괜찮았었는데 내안경 진심 한숨..... 이렇게 지루하고 쫀쫀하지 않은 내안경이라니. 물론 배우 탓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피아노가 너무너무 루즈했고 박자도 배우랑 따로 놀고. 이전 피아노들이 얼마나 잘해 주었는가를 실감한 공연;;;

 

   문제는, 피아노만 개판인 게 아니었다는 거다. 디폴트 표정인건지 모르겠지만 동호촤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표정을 짓는데 그게 되게 겉도는 느낌이 든다는 거? 그 표정이 한 감정에서만 나온 거라면 상관이 없었겠지만 그냥 아무때나 그 표정을 지으니까 그게 화난 걸 표현하는 건지 슬픈 걸 표현하는 건지 애매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뭔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선을 표현하기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화만 나 있는 듯한 감정만이 느껴져서 좀 당황스러웠다. 어프레이드에서의 두려운 듯한 연기는 좋았는데 그 와중에도 저 특이한 표정이 계속 나와서 뭔가 몰입을 헤쳤다. 나띵에서는 그래도 꽤 좋았는데 불을 정말 좋아하면서 황홀해하는 듯한 표정?

   시종일관 화나 있는 듯한 감정으로 느껴진 데에는 아마도 큰 성량?도 한 몫 한 것 같다. 소리지를 때 성량이 꽤나 짱짱한 것 같더라. 그래서 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기는 했지만 문제는 소리지를 때 말고 다른 부분에서는 대사 전달력이 좀 떨어지는 편인 것... 노래도 못하는 건 아닌데 미묘하게 아쉬워서, 아니면 상이랑 화음이 좀 안 맞는 건지....?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상이넷은 뭔가 베어에서의 피터 모습이 겹쳐보였다. 이제 피터하면 작년보다는 더 잘할거야 그치?(...) 네이슨은 개인적으로 과거 이야기를 할 때보다 심의관씬에서가 더 잘 어울렸다. 뭔가 노래할 때보다 대사 치는 쪽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상이가 베어 마지막 씬에서 대사를 참 잘 쳤었는데ㅠㅠ) 베어에서도 씨미에서 감정이 격해지면 가끔 노래 가사를 노래 가사가 아니라 화내면서 대사로 치는 경우가 있었는데 쓸에서도 마찬가지였던듯. 쓰릴미에서 날 갖고 놀지마 왜 날 실망시켜 날 속이는 거야 핑계라도 대봐. 이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다, 이 부분 아니었으면 아마 이 다음 부분이었을 듯. 격한 감정이 느껴지는 건 좋긴 한데 이 부분에서 대사로 격하게 치다보니까 피아노랑 더 어긋나는 건 좀 아쉬움. 순간순간 리차드를 향한 황홀한 듯한 표정이 언뜻언뜻 드러나는 건 좋았다. 파쓸에서 눈물 주루룩 흘러내리는 것도. 약간 노래가 좀 아쉽긴 하지만 확실히 감정선은 잘 드러내는 것 같다. 다른 촤랑 붙여서 봤으면 더 좋았으려나 싶어서 아쉽기도 하고. 그래도 뭐 베어에서보다는 쉬운 넘버라 쓰릴하진 않았다.. 베어에선 가끔 노래 부르는 걸 보면서 내가 불안감을 느꼈던;;;

 

   네이슨과 리차드의 핑퐁핑퐁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긴장감이 유지되어야 관극하는 나도 긴장하면서 보게 되고 몰입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오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네이슨과 리차드, 그리고 피아노까지 셋이서 서로 주고 받는 게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후반부에 네이슨의 치밀한 심리?와 말려드는 리차드의 감정선이 쫀쫀하게 이어졌다면 좋았을텐데 뭔가 이도저도 아니어서 보다가 지루하기까지 했다.

 

  + 대명2관은 역시 G열... 쓸이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요새 바쁜데 시간 내서 갔더니 이렇게 아쉬운 공연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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