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108 금요일

다이애나:정영주 / 댄:이정열 / 게이브:서경수 / 나탈리:전성민 / 헨리:안재영


   일단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1막은 너무 실망이었고 2막은 좋았다는 거. 1막에 진짜 자잘한 실수가 너무 많았다. 사실 항상 볼 때마다 파인박사 부분 대사를 많이 씹으셔서 현입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파인박사 되게 클린하게 넘어가셔서 오..! 했더니 매든 박사일 때 되게 많이 씹으시고. 영주다이애나도 많이 씹으시고. 나는 주의산만공주, 우리 엄만 주의산만 왕비, 이 부분이랑 꽤 많이..... 그리고 제일 많이 놀랐던 건 ‘신경정신과의사와 나’ 넘버에서 매든이 다이애나 의자에 앉혀서 돌릴 때 확 엎어졌던 거. 그 때 진짜 너무 깜짝 놀랐는데 배우 분들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건 그러고 바로 의자에 앉아서 연기랑 노래 이어 갔던 거. ‘넌 몰라’에서도 의자가 약간 말썽이었는데 그래도 넘어지진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생각. 뭔가 소품들이 일이 많은 날; 1막 후반에 춤을췄어 에서도 펜이 바닥에 떨어지고..

영주다이애나가 노래하는 ‘난 산이 그리워’가 너무 좋다. 아니 사실 그 넘버 자체를 좋아하는 거긴 하지만. 파란 배경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다이애나가 너무 사랑스러운 것. 사실 이 넘버 자체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이 그냥 와 넘버 좋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넥투노 미니콘에서였나 영주다이애나가 이 넘버는 다이애나가 나탈리에게 이입하여? 부르는 노래라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봐야지. 


   지금까지 쭉 남댄으로만 보다가 파파는 처음이었는데 ‘좋아질 거야’ 넘버 뭔가 좋았다. 남댄은 뭔가 이 넘버에서조차 무기력하고 힘들어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는데 파파는 좀 더 희망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 이 넘버에서 영주다이애나 말투가 너무 귀여우시다. ~~했다우!! 하는 말투ㅋㅋㅋㅋ 근데 오늘은 이 부분에서도 살짝 씹히신 기분? 그래도 사실 이 넘버 전체적으로 너무 귀엽고 따르릉!어헝! 하는 코러스 부분 너무 귀엽고 딱딱 잘 맞으면 기분도 좋고.

‘걘 없어’ 부를 때 식탁에 앉아있는 맆헨리가 나탈리 눈을 애써 쳐다보는 디테일 너무 좋다. 나탈리는 애써 헨리 눈을 피하고 다른 쪽을 쳐다보는데, 그 와중에도 눈물이 차오르고 있고, 그런 나탈리를 바라보는 헨리라니. 뭔가 진짜로 나탈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행동. 그리고 융탈리 아빠한테 욕하고 올라가는 부분 자연스러워서 좋다. 


   수퍼보이와 투명인간소녀 부를 때, 다이애나가 난 널 사랑해, 사랑할 수 있는 만큼. 이라고 부르는 부분 너무나 나탈리에게 가혹한 것. 내 모든 걸 다해 사랑한다는 것도 아니고, 사랑할 수 있는 만큼이라니, 마치 게이브에게 주고 남은 사랑만큼만을 너에게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 오늘 다이애나가 저 부분을 부를 때 미묘하게 뿌듯한 표정을 짓는 게이브를 보게 되어서 약간 소름.


   명확한 생각을 찾아요/나 떨어져요 부를 때 영주 다이애나가 정말 너무 많이 우셔서 같이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필 자리도 정중앙이라 최면에 걸린 다이애나와 정면에서 마주한 상태에서 보게 되었는데 눈물이 막 흘러내리는 다이애나의 눈을 보고 있는 게 너무 힘들 정도. 나 떨어져요, 날 잡아줘요, 누구 없나요... 라고 부르는 게이브가 다이애나에게는 보였겠지. 그래서 울지 않을 수 없었겠지. 정말 삶에서 멀어지면서 떨어지고 있는 게이브를 잡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다이애나는 시달릴 수밖에 없었겠지.


   지금까지 쭉 보면서 ‘어둠 속의 빛’에서는 게이브보다는 다이애나 위주로 봐왔는데 오늘만큼은 게이브가 제일 눈에 띄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전에 본 영화 같아’를 부르는 다이애나를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게이브가 아빠가 등장하자마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안타깝고, 그 때 흔들리는 모습이 오늘따라 너무 잘 보였다. 유난히 흔들리면서 뒷걸음질치다가 봉을 겨우겨우 붙잡고, 그 봉에 기대서서 있는 모습이 너무 위태로워보였다. 싸인한 동의서를 넘겨주고 게이브는 오른쪽으로, 다이애나와 매든, 댄이 왼쪽으로 갈 때, 어둠 속의 봉에 기대어 아빠와 엄마를 서럽게 쳐다보는 게이브와 게이브의 눈에 맺힌 눈물이 너무 마음 아팠다.


   요새 볼 때마다 애프터쇼크 후반부(니가 헨리니? 하는 부분 이후)를 강하게 부르는 게 더 슬프고 마음아픔. 다이애나가 나탈리는 위에 있을 꺼야 라고 하고 손가락으로 가르킬 때 게이브의 눈과 몸이 그 방향으로 향하는 건 왜일까? 애프터쇼크-헤이2로 넘어가는 라인도 너무 슬펐는데 항상 헤이2 끝나고 포기안해 널, 부분에서 게이브 눈에 흐르는 눈물만을 봤는데 오늘은 애프터쇼크 끝나자마자 울고 있는 게이브를 봤다. 봉과 봉 사이에 쭈그려 앉아서 눈물을 한 번 닦고 헨리와 나탈리를 바라보는 와중에도 눈에 눈물이 차오르는 걸 보고 있자니, 게이브도 참 불쌍한 애라는 생각. 뭔가 자신으로 인해서 망가진 다이애나와 그로 인해서 같이 망가지고 있는 나탈리를 안쓰럽게 쳐다보면서도 그 동시에 부러움이 교차하고, 넌 없어 라고 외치지만 사실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 

   헤이2가 끝나고 넌 몰라 맆으로 넘어갈 때 왼쪽으로 내려와서 짐을 정리하는 게이브는 이제 정말로 다이애나에게서 떠나기로 마음먹은 느낌을 줬다. 아마도 헤이2에서의 나탈리를 보면서 마지막으로 고민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 자신으로 인해서 정말 힘들어하고, 다이애나와 같은 길을 가게 될 것 같은 나탈리를 보는 게 오빠로서 마음이 아팠던 건 아닐까. 그래서 자신의 마지막 흔적이 남은 박스를 정리하는데 매든의 말실수와 함께 다이애나가 ‘아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면서 다시 남게 되는 것..?(은 잘 정리가 안 된다....)


   그날을 어찌잊어-좋아질거야 맆은 항상 엄청 울게 되는 부분... 그리고 오늘 영주다이애나도 이 부분에서 정말 많이 우셔서ㅠㅠㅠㅠㅠ 뭔가 남댄은 당신을 아프게하는 기억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파파는 널 아프게하는 기억이라고 했던 것 같은? (확실하진 않은 기억)

   명확한 생각을 찾아요/나 떨어져요 맆에서도 뭔가 이전과는 다른 게이브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좀 더 잔인한? 아니 잔인한 것까진 아니고, 뭔가 좀 흥미롭게 바라보는 느낌? 매든을 좀 더 싫어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러났던 것 같다. 한 번 더 해보라고 다이애나를 설득하는 매든을 거절하고 안녕히 계세요 하는 순간 약간 미소 짓는 듯한 모습의 게이브를 봐서 약간 무서웠다. 


   ‘뭐 어쨌든’에서 항상 남댄과 똑같이 모션을 취했었던 경게였는데 오늘은 아직 떠나가는 다이애나를 댄이 쳐다보지 않았는데 먼저 쳐다보고 있었다. 이날의 노선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파파랑 붙을 때의 디테일인지? 헤이3에서 리피헨리가 다리 꾸부려서 아래에서 나탈리 눈 마주쳐주는 건 너무나 좋아하는 포인트. 

   바로나 맆은 항상 제일 많이 우는 부분인데 오늘의 바로나맆은 정말, 울지 않을 수가 없는. 이래서 파파가 좋구나, 라고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던 넘버였다. 가브리엘, 내 아들. 하고 나서 가브리엘과 얼굴을 마주하고 쓰다듬어 줄 때, 게이브를 위로하는 댄이 아니라 게이브로부터 힐링받는 댄을 보는 것 같았다. 그동안 외면해왔던 아들을 마주하면서 무너져 내리는 댄의 모습이 정말 처절하게 느껴졌고 가브리엘을 부르면서도, 부르고나서도 오열하는 댄의 모습이 정말 마음아픈. 나탈리가 들어오면서 눈물을 삼켜보려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터져나오는 울음이 정말 진짜 너무... 마음 아파서 그냥 쳐다보고 있기도 너무 힘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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