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전성우 / 클레어:최수진 / 제임스:양승리

 

   기억을 지우지 않은 클레어. 기억을 지운 이후에 충전기를 빌리러 올 때부터 이미 클레어의 얼굴에 슬픔이 가득해서, 아, 기억을 지우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리버의 문만큼은 두드리고 싶지 않았을 수도, 아니면 두드리고 싶었을 클레어지만, 그 선택지 말고는 이 유령같은 아파트에서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걸 알기에 어쩔 수 없었겠지. 고장난 발목을 올리버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애써 돌아서고 빠르게 걸어가는데 그걸 또 올리버는 보고 말고. 올리버가 자신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화분을 향해 손 뻗는 클레어가 정말 너무 슬펐다.

   초중반까지 쭉 수진클레어가 불호였는데 후반부는 너무 취향이었다. 초중반에는 약간 너무 인간같음과 로봇같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게 어색하다고 해야 하나.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조금 들어서 아쉬웠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행동은 너무 로봇같은데 말투가 인간같았고 또 다른 장면에서는 말투는 너무 딱딱 끊는 로봇 같은데 행동이 인간 같았고.

   수진클레어 디테일 중에 기억나는 건, 터미네이터를 따라하다가 팔꿈치 쪽에 이상을 느낀 올리버가 계속 손가락을 꼼지락거릴 때 그 손을 보고 있는 거. 다른 클레어들은 주로 올리버의 얼굴을 보고 있는 장면인데 그 장면에서 손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는 게 너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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