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윤소호 / 베를렌느:김종구 / 들라에:강은일

 

   나에게 남은 윱솧 표가 다 있는 걸 감사하며... 오늘 회사가 쉬어서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것에도 감사하며.. 29일 밤공에 진짜 너무 많이 울었어서 더 이상 울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울 수 있어. 너무 많이 울어서 머리가 깨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다. 랭보 보면서 기립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다른 사람들이 기립을 안하면 혼자서라도 등대 기립했었을 거다.

 

   잘했어... 가자.... 한참을 서로 바라보고 있다가 꺼낸 랭보의 그 말 한마디가 너무 좋았다. 함께 바닥에 시를 쓰고 서로가 쓴 시에 키스를 하는 그 장면이, 나에게 있어서는 이 극에서 가장 감정의 클라이맥스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 된 것 같다, 오늘은.

  

   브뤼셀로 돌아온 랭보가, 베를렌느를 바라 보면서 눈에 눈물이 차올라 있어서 진짜 나는 안 울 수가 없었다. 괜찮은 척, 내색하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그 사이에 스쳐지나가는 표정이 너무 슬펐던 랭보.

   아 윱베를 디테일 중에 좋아하는 게 또 하나 있는데 "가족"이라고 하지 않고 "아내"라고 하는 것.

 

   윱베를이 잠든 랭보를 바라보면서 초록을 쓰는 장면이 정말 너무 사랑스럽다. 사랑스런 그대 손길로 하는 부분에서 그렇게 행복하게 웃으면서 랭보를 바라보는데. 금방 깨져버릴 행복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해보이는 베를렌느. 땅바닥에 누워서 잠들어 있는 랭보를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고, 그런 랭보의 눈꺼풀을 살짝 만지기만 해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정말 사랑스러운 베를렌느.

 

   솧토로랑은 확실히 동선이 조금 달랐는데 주로 서서 싸우는 솧토로와 달리 솧윱은 책상 앞에 앉아서 싸웠다. 서 있는 토로를 향해서 시를 던졌던 것과 다르게 책상 앞에 앉아있는 윱베를 앞의 책상 위에 시를 던졌고. 가방을 벌리고 시를 담으려는 토로를 막고 가방을 닫아버리려고 헀던 것과 달리 가방을 닫는 윱베를을 막고 가방을 열려고 했고. 확실히 몸싸움은 더 줄어들었는데 기싸움은 또 만만치 않아서 좋았다.

   쏴. 넌 못 쏴. 라고 베를렌느에게 말하면서 '하하' 하고 웃는 랭보는 정말 악마새끼였다 오늘. 날이 갈수록 베를렌느가 들고 있는 총구를 목이나 입에 더 가깝게 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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