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115 엘리펀트 송 저녁공

마이클 이재균/그린버그 정원조/피터슨 고수희


   아 일단 재균이 찬양으로 시작할 것. 더뮤콘 때는 런던인가 브뤼셀인가에 있어서 못 봤고 쓸은 그닥 취향이 아니라서 쓰루했고...... (쓸이 부족 다음 맞나;) 튼 그래서 부족 이후에 너무 오랜만에 보는데 진짜 다시 연극해줘서 너무 고마울 지경. 눈 빨개지면서 우는 것도 좋고 그린버그 뒤에서 옷자락 잡고 있는 것도 좋고 안소니로 벽 타는 것도 좋고 진짜 안 좋은 거 하나 없이 너무 다 좋아서 나열하다 보면 끝이 없을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써야지;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재균이 예민한 역할 하는 것도 너무 좋다. 히보에서 포스너나 부족에서 빌리나. 뭔가 너무 찬양찬양하는 것만 같지만 재균이 연기는 뭔가 날것 같은 느낌? 히보에서도 홀로코스트 부분에서 순식간에 눈물 차오르면서 눈가가 빨개지는 그런 연기가 좋았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 마지막 부분에서 초콜렛 먹으면서 순식간에 변하는 표정과 제스처가 너무 맘에 들었다. 원조배우야 필맨에서도 알리바이 연대기에서도 좋았었고, 딕션이 안 좋다고 불평하는 것도 봤는데 막귀인건지 딕션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저냥 들을만 했던듯? 수희 배우는 처음 봤는데 솔직히 배우가 아깝다고 느꼈다. 피터슨 역할이 좀 작은? 것에 비해서 연기도 너무 좋고 딕션이나 성량 다 너무 좋고.... 


   배우 찬양이 끝났으니 연출을 까야지. 음 나는 몰랐었는데 이전에도 비슷한 부분으로 별로라는 말이 있더라. 일단 나는 올위송을 안 봤고 재연데트는 봤다. 그리고 엘송을 본 거고. 데트가 입봉작이라고? 들었는데 초연데트는 좋았는데 재연 데트는 또 쫌 욕 먹기도 했다고..... 데트는 봤지만 별 생각이 없었던 게 그날 그냥 클맆 한 번 보고 싶어서 간 거라 아무 생각도 없이 오 클맆 잘생겼다, 클맆 귀여워, 어이쿠 놀래라! 이러면서 봐서.....


일단 불호였던 부분은

1. 음악. 브금?으로 깔리는 음악이 촌스러운 건지 뭔지 어울리지가 않고 극에 집중을 방해하는 놀라운 경험. 차라리 아무 것도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아니면 제발 음악을 좀 바꿨으면. 특히 첫번째랑 두번째에 나오는 음악은 놀라울 정도로 띵동거려서 내 귀가 대사가 아니라 브금을 따라간다고. 제발 내가 집중할 수 있게 해줬으면. 솔직히 배우들은 엄청나게 열연하고 있는데 음악이 그러니까 미묘. 후반부 음악은 잘 기억이 안나긴한다. 

2. 조명. 조명을 많이 쓰는 것도 좋고 집중의 용도로 쓰는 것도 좋은데 조명이 진짜.... 집중해, 나한테!(핏.쓸..... 느낌으로 너무 많이 쓰인다. 그렇게 조명 안 써도 저 배우한테 집중할 수 있는데..... 이렇게 조명에 신경쓸 시간에 음악을 바꾸면 어떨까...

3. 무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진짴ㅋㅋㅋㅋㅋ아직까지 내가 본 무대 중에 이렇게 허접한 무대는 처음인 듯. 먼저 가운데에 옷장 문?이 있는데 처음에는 그게 옷장 문인지도 모름. 그래서 되게 엄청 큰 역할을 하는 문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옷장문임. 그렇다고 옷장 뒤에 엄청나게 특별한게 있냐? 그것도 아님. 초중반에 ㅇㅅㄴ가 거기 숨겨져 있는 게 끝. 이라고 나는 생각. 아 그리고 커튼콜에서 거기로 왔다갔다 하는 재균이가 귀엽긴 하네.... 뭐 연출이 뭔가 거기에 숨겨진 의미를 뒀다면 뭔지 관대 같은데서 좀 말해줬으면. 그리고 무대를 이루는 비닐..... 진짜 너무 싼티 나는 거 아닌가. 그리고 그 비닐과 콜라보를 이루는 창호지! 여닫고 왔다갔다 하는 문에 창호지 같은 게 발라져있는데 진짜 저거 공연 중에 언젠가는 구멍뚫릴듯; 침발라서 뽁 하고 손가락 넣으면 구멍 뚫릴 것 같이 생김. 뭐 이거는 무대디자이너를 욕해야하는 건지 연출 잘못인지 모르겠지만 무대가 전체적으로 굉장히 아쉽.

4. 오페라씬. 차라리 그 실루엣이 없었으면 더 나았을 것 같기도. 그냥 마이클의 어머니는 내가 상상할 수 있게 해줘라..... 그렇다고 그 실루엣이 되게 괜찮은 것도 아님. 실루엣 되게 촌스럽; 나에게 상상의 여지를 줬으면 좋겠어......... 


   좋았던 건 사파리씬. 그 부분에서도 집중해 나한테! 조명을 쓰긴 하는데 그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좋았음. 아무데서나 막 그렇게 조명쓰는 건 별로지만 이렇게 진짜 필요한 부분에서만 쓰면 훨씬 좋을듯. 아예 배경 다 안 보이고 마이클만 보이는 게 진짜 사파리에서의 기억을 더듬고 거기로 돌아간 듯한 마이클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서. 


   뭔가 쓰다보니 재균이 극호+연출 불호로만 가득한 글이 되었지만.... 사실 연출만 좀 더 좋았더라면 한 번 쯤은 더 보러 갈 것 같은데 재균이 연기가 다시 보고싶어서라도...무튼 여러모로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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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20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12년도 푸르른날에를 보고 난 이후 고선웅 연출님 다른 작품들도 챙겨보게 되었었는데

명동예술극장+형훈배우+고선웅연출님...버프로 잡아놨었던 조씨고아...


어쩌다보니 맞는 시간과 원하는 자리의 매치가 없어서 미루다가 20일로 잡아놨었는데 19일 공연이 끝나고 나서 공손저구 역의 임홍식 배우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안 그래도 공연 내용 자체도 너무 마음 아프고 슬프다고 들었었고 컨디션도 안 좋았던 터라 공연이 취소되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드리려 했었는데, 배우분들과 스탭분들이 마음을 모아 공연을 다시 하기로 하셨다고 하셔서 비워놓기보다는 그래도 한 자리라도 더 채우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관극하러.


다른 극에서도 느꼈지만 슬픈 극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웃음 포인트를 넣어 두어서 보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도록 하시는 연출은 항상 좋고 그런 웃음 포인트가 또 너무 과하지 않은 것도 항상 신기하고. 엄청나게 특별한 무대 장치가 있는 것은 아니고 붉은? 커텐이 전체 무대를 이루고 있지만 또 그게 너무 허하지 않은 게 신기하고. 제목은 조씨고아이지만 사실은 정영의 이야기 같은 느낌. 

마지막에 정영의 인생에 나왔던 그 모든 인물들이 정영을 모르는 척 지나가는 그 모습이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


커튼콜 촬영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인터 때 다급하게 오늘의 커튼콜 촬영은 불가하다고 방송을 들었는데 마지막 배우 인사 이후에 임홍식 배우님 플랭카드와 생전에 하셨던 연기의 녹음본?이 흘러나오고. 관객도 배우분들도 정말 많이 울었던 하루가 아닐까 싶다.


이 세상은 꼭두각시의 무대라, 북피리 피리소리에 맞춰 놀다보니 한바탕 짧은 꿈이라.

갑자기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 새 늙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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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13 비행소년 KW4839


   이전에 올라왔을 때 평이 꽤 좋았고 이번에 올라오면서도 보러 가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름? 기대작이었는데 마침 인터파크 기대평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다녀오게 되었다.


   어쩌다보니 좀 바쁠 때랑 겹쳐서 이전 후기들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고 간단하게 시놉만 읽어보고 갔다. 자리는 8열이었는데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고속도로 이후로는 처음 가 본 거라 좀 신기하기도 했고 생각보다 꽤 잘 보여서 좋았다. 역시 단차 최고좋아......


   극장으로 입장할 때부터 비행기에 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입국심사 비스무리한 것을 한다. 무슨 스캐너 통과하면서 나이 검사 같은 것도 하고 그 다음에는 여권 검사하는 것처럼 검사관도 만나는데 청소년 하면 생각나는 게 뭐냐고 그래서 담배...라고 말할 뻔 해서 닥쳤다...... 대답 못했더니 엄마 아빠 떡볶이 중에 뭐가 좋냐? 이런 거 물어봤던 듯


   무대는 진짜 공항에 온 느낌이었고 약간 비스듬하게 전광판?이 세워진 게 공항에서 바깥 바라 보는 느낌도 나서 좋았고. 내용 자체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뭔가 찡하고 정말 말 그대로 청소년일 때의 나를 뒤돌아볼 수 있었다. 단관 온 중, 고등학생 아이들이 많이 있었는데 조용히 관람만 하던 그 아이들이 연극 후반부에서 펑펑 우는 데 뭔가 달래주고 싶은 마음도 들고, 내가 만약 저 나이대에 이 연극을 봤다면 나도 저렇게 울었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한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하고 다른 아이들은 들어주는? 무심한? 그런 스타일로 한 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한 여자 아이가 나 잘하고 있는 거지? 우리 잘 하고 있는 거지? 하는 부분에서 1차로 울컥하고 한 남자 아이가 외롭지 않니? 나 이상하지? 나 병신같지? 하는 부분에서 2차로 울컥.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 부분에서 "나는 한계가 두렵습니다. 하지만 한계를 그저 인정해버리면 그만일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아직 맛보지 않은 한계와 고민을 얼른 맛보고 져버리려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 대사를 돌림노래처럼 외쳐나가는 부분에서 마지막으로 울컥. 


   배우분들이 청소년은 아닌데도 다 너무나 청소년처럼 보였고 무대를 계속 뛰어다닌 다거나 춤을 추는 부분 등에서 몸을 정말 잘 쓰시더라. 각각 아이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공감이 가도록 풀어나갔지만 맨 처음에 나왔었나 두번째에 나왔었나 했던 엑소 빠순이로 나왔던 아이는 너무 인터넷 용어를 써서 오히려 거부감... 물론 요새 애들이 그렇게 말을 많이 쓰는 건 맞지만 좀 과하게 썼다는 느낌. 그리고 게임하는 아이 연출 부분은 연기 때문인지 너무 답답했고 랩하는 부분은 조명....이 의도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조명이 정말 너무 강해서 무대를 제대로 쳐다 볼 수조차 없었던 아쉬움.


   여신동 연출 극은 예전에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올라왔던 사보이 사우나 이후로 두 번째인데 아무래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달라서인지 그때보단 지금이 더 이해도 가고 다가오기도 하고. 사보이 사우나 때는 정말 러닝 타임 내내 나는 왜 여기 있는가...?의 생각만 들었었던 기억이....그래도 이 분 무대만큼은 정말 항상 사랑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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