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Malvern에 가서 봤던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히보 일정 뜨기 전까지만 해도 사실 여행을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확정된 일정 뜨자마자 바로 비행기표를 결제했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아직까지도 후회하지 않고 있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잘했다, 과거의 나야. 무튼 런던 도착하자마자 런던도 아니고 Great Malvern까지 피곤한 몸 이끌고 가서 밤공 보고 그 다음날 마티네 보고.

마티네는 끝나고 나서 관대 같은 거 있다더니 나 빼고 아무도 안 남아 있어서 그냥 없는 걸로 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궁금한 거 좀 물어보고 올 걸ㅠㅠ

무튼 의자도 좀 신기했던 극장이었고 뭔가 나이 많으신 백인 할머니, 할아버지들 사이에서 혼자 젊은이 동양인이어서 약간 뻘쭘했다. 그리고 이쪽엔 호스텔이 없어서 에어 비앤비에서 묵었는데 같은 숙소에 팀스랑 스크립스 배우가 있었던...!ㅎㅎㅎㅎ 아 좀 막 친한 척도 하고 물어보고 그럴걸 쫄아가지고 마지막날 밤에만 스크립스한테 싸인 받았다...ㅎ0ㅎ 지금 생각해보면 관대 때 나 혼자 남아있다고 걱정된다고 같이 기다려주신 할머님 진짜 감사합니다... 나 대신 막 컴퍼니한테 가서 관대는 진행되는 거냐 그런 거 물어봐주시고 계속 나 괜찮냐고 물어봐주시구 그랬는데...

 

 

영국 버전 연극은 뭐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ㅠㅠ 제일 크게 다르게 느껴졌던 건 피오나? 한국에서는 피오나는 등장하지 않았는데 피오나가 실제로 등장하고 저기 문 위에 유리창으로 왔다갔다 하는 게 보이기도 하고 데이킨이랑 눈빛 주고 받기도 하고 그랬다. 스크립스 독백 부분도 살짝 다르게 느껴졌고. 약간 전반적으로 포스너가 희화화된 느낌이 좀 강하게 드는 연출이었는데 우리나라 버전에서는 그렇게 느끼지 못했어서 그런가 약간 낯설게 느껴졌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포스너가 '노래를 부르면 삼촌이 날 때렸어요' 하는 부분에서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던 점?

진짜 신기했던 건, 영어로 대사 치고 있는데 그게 다 한글로 들리는 것처럼 알아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이 때 도착한 지 얼마 안 되가지고 영국식 영어 익숙해지기도 전이었는데.. 그리고 두번째 공연 본 날은 마지막에 헥터가 넘겨줘라 대사 칠 때 나랑 눈 마주치고 나를 가르키면서 해 줘서 너무나 감동이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