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정택운 / 마리:민경아 / 타페:민영기 / 요제프:송용태 / 라리쉬:리사 / 스테파니:전수미

 

   마지막까지 잘 보내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베어나 뮤텁에서 봤던 걸 넘어서서 많이 느는 게 보였던 극이라 보는 내내 좋았다. 물론 루돌프라는 인물에 가려지기는 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강한 인물이고 이 극의 결말까지 이끌어가는 인물이기도 하니까. 마리가 아니었다면 루돌프가 황제가 되겠다는 싸인을 하지도 않았을 거고 머뭇거리기만 했을 것 같다. 물론 이 이야기의 결말이 비극이기는 하지만 루돌프가 결심을 하고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데에는 마리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뮤지컬에서는. 마리를 만나기 전까지는 정말 아무 의지도 없었던 사람이 사랑 하나로 인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도 좀 어이가 없긴 한데. 정말 불같은 운명 속에 던져진 그런 사랑이었나보지 뭐....

   마리가 부르는 넘버나 듀엣으로 부르는 넘버, 루돌프가 부르는 넘버 등등 대부분 넘버가 마음에 들고 무대나 장면 전환이 크게크게 있고 화려했어서 보는 내내 재밌었던 건 좋았다. 지루해질만하면 씬이 바뀌고 그래서 피곤한 상태에서 봤는데도 좋았음. 이제서야 슬슬 앙들 얼굴도 다 익히고 그랬는데 막공이라 조금 아쉽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계속 준현타페로 보다가 오늘에서야 민타페를 처음 봤는데 저음이 진짜 안정적이고 마리랑 듀엣 부를 때도 화음을 안정적으로 받쳐줘서 너무 좋았다. 민타페-신라리쉬 페어로 한 번은 봤어야 했는데 못 본 게 좀 많이 아쉽고.

 

   음.... 일단 내가 본 세 명의 루돌프 중에서 제일 병약하게 느껴지는 루돌프인 것 같다. 제일 마리한테 많이 의지하고 기대는 것 같기도 하고. 감정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지만 노래나 딕션, 몸 움직이는 게 좀 아쉬웠다. 솔로곡 부를 땐 괜찮았는데 듀엣 부를 때는 좀 많이 많이 아쉬웠다. 저음이 좀 약한 것 같은데 문제는 그렇다고 고음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는 점.... 음이 흔들리는 게 말 그대로 느껴져서. 그리고 아무래도 왜소하다보니 움직이는 게 가끔 삐걱거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중간중간 있어서... 특히 가운데에 서서 팔 양 옆으로 벌리는 장면들에서 그게 크게 느껴졌던 것 같아 아쉽다. 그리고 화음도 좀 아쉬웠고.

 

   어제 밤공에도 따로 무인 없었던 것 같아서 오늘도 없었을 걸 알았지만 진짜 없으니까 좀 아쉬움이.... 경아 대극장 여주 처음이라 그 소감도 듣고 싶고 그랬는데... 첫공 때는 그래도 운좋게 무인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나 싶기도 하고. 근데 끝나고 집에 오니 드는 이 현타는 대체 무엇... 진짜 관극을 쉴 때가 좀 된 것 같긴한데 진짜 그냥 너무 피곤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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