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03 넥스트 투 노멀 20:00

다이애나:박칼린 / 댄:남경주 / 게이브:서경수 / 나탈리:전성민 / 헨리:안재영

 

   안녕 박남서.... 이제 박남서가 없다니.. 원래는 3.1 공연 보고 막공까지 표가 없었는데 남댄을 본지도 너무 오래되었고 오늘이 박남서 막공이라고 해서 3.1표를 취소하고 오늘 표를 잡았다. 늦게 잡아서 자리도 사실 쩌리였는데 어쩌다보니 양도를 잘 받게 되어서 1열로 전진. 사실 넥 1열은 목이 많이 아프지만 그래도 1열은 항상 최고야.... 뒤로 가면 안 보이는 표정들도 보이고 안 들리는 소리들도 들리고. 특히 어둠 속의 게이브가 잘 보이는 게 사실 제일 큰 장점.

 

   남댄 오랜만에 봤더니 새롭게 다가왔던 포인트는 1막 어둠속의 빛 끝나고 나서 매든이 다이애나의 침대는 왼쪽으로 끌고 가고 게이브는 오른쪽으로 가고 댄은 정중앙에 서 있을 때 다이애나를 쳐다보면서 지으시던 그 표정과 행동. 나 여기서 기다릴게, 걱정하지마 같은 느낌의 그 행동. 살짝 미소지어주시는 그 모습. 1막 내내 사실 너무 힘들어보이고 지친 가장의 모습이지만 이 때만큼은 얼굴에서 약간의 희망이 느껴지는 듯해서 더 슬퍼진다. 남댄은 1막 나떨어져요 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더욱더 부각되서 느껴지는 것 같다. 게이브는 논외로 친다면, 다이애나에게는 매든이, 나탈리에게는 헨리가 곁에 있지만 그 때 댄에게는 곁에서 위로해주거나 다그치거나 함께 있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저 혼자 힘들어하고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을 뿐.

   그리고 남댄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마지막 빛. 다 같이 단체로 부르다가 댄이 혼자 노래 부르는 부분. 아직도 힘듬이 묻어나는 목소리지만 그래도 뭔가 마지막 희망을 이제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드는. 빛에서 나탈리 혼자 부르는 부분도.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탈리가 빛 부르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항상 울컥해서....

 

   아 그리고 오늘 진짜 좋았던건 칼린맘이랑 융탈리 득음이라도 하셨나요.. 두 분 다 오늘 노래 진짜 짱짱해서 듣는 내내 행복.... 특히 난 어딨나? 에서 융탈리 목소리가 너무너무 짱짱하고 너무너무 좋아서 진짜... 다시 한 번 융탈리에게 사랑고백을ㅠ0ㅠ 안 그래도 너무 예쁘고 귀엽고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ㅠ0ㅠ

   망각의 노래에서 나탈리는 정말 세상이 다 무너진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다이애나가 '그런데, 넌... 누구?' 할 때부터, 나탈리가 '내 첫걸음, 처음 빠진 이, 기억 안나?' 하는 것,  댄이 '이 아일 낳던 날, 우렁찼던 울음' 하는 것 까지. 그 모든 부분에서 다이애나는 나탈리를 기억해내지 못하고, 아무리 미워했던 엄마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존재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를 보면서 힘들어하는 게 보이는 느낌. 그러다가 옛날 신문 기사들을 보여주고 어렸을 때 학교 연주회에서 엄마가 사라지고, 하면서 엄마가 약간이나마 기억을 되찾았을 때 엄마 만세, 하는 부분에서는 그래도 사실은 나탈리가 엄마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게 보여서 너무 마음아프다. 거기에 묻어서 댄이랑 나탈리가 만세하고 장난치고 행복해보이는 모습이, 이후의 상황과 극명하게 반대되어 보여서 더 마음 아프고.

 

   춤을췄어우린에서 게이브의 등에 기대어 눈물을 터뜨려버린 다이애나 덕분에 그 부분부터 우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은. 춤을 췄어 우린이 끝나고 나서 다이애나 손에 키스할 때, 살짝 한참동안 그 손을 바라보다가 손에 키스하고 뒤돌아서는 게이브의 뒷모습에서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곳. 전반적으로 게이브를 굿맨 가족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쪽으로 보기는 하지만 이 때만큼은 뭔가 유령같달까. 아니 사실 유령은 아니지만. 그동안 다이애나의 영혼에 남아있던 상처 같은 존재겠지 그때만큼은. 그래도 너무 잔인한 것 같다. 그동안 상상 속에서 키워온 아들이, 그렇게 예쁘게 무도회에 가려고 차려입은 옷을 입고, 자살로 이끄는 것이. 꿈을 꾸듯 사랑을 하듯, 죽을 때까지 춤을 춘다니. 그렇게 아프고 슬플 수가 없다.

   오늘은 슈퍼보이에서도 웃지 않고, 뭔가 전반적으로 좀 더 잔잔한 느낌의 게이브였는데 목은 지금까지 들었던 것중에 제일 짱짱하게 살아있었던 느낌. 그리고 슈퍼보이 때 뭔가 모르게 이전에 비해서 다이애나보다 나탈리를 더 보는 것 같은 느낌? 그동안은 나탈리를 질투하는 느낌이 강했다면 오늘은 그것보다는 나탈리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어 보였고. 애프터쇼크 끝나고 헤이2 전에 기둥 사이에 앉아서 나탈리를 바라보는 것 역시, 나탈리에게 미안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슬픈. 굿맨 가족을 과거에 얽매고 있는 게이브이긴 하지만 사실은 슬픔 쪽에 가까운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고....(내가 쓰고도 뭐라는지 모르겠음...)

 

   1열이라 사실 기립을 망설였는데 반대편 1열 쪽에서 누군가 일어나시길래 용기를 가지고 기립... 하고 나서 보니 중블 앞쪽은 많이 기립해서 너무 좋았다. 좋아하는 배우들의, 좋아하는 페어의, 좋아하는 공연을 이렇게 보낼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일꺼야. 관객들을 보면서 울컥하시는 남댄도 너무 좋았고 끝까지 예쁘게 뛰어준 나탈리도 너무 좋았고. 언젠가는 다시 이 페어의, 이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옹이랑 관극할 때도 빨리 만난 적은 거의 없어서 대충 아무거나 먹거나 안 먹고 공연장에 들어갔었는데 오늘은 나의 휴학 버프+옹 수업 일찍 끝남으로 대학로에서 여유롭게 밥먹고 후식까지. 밥은 예전에 먹었던 카레집 가서 먹었고... 후식은 무슨 케이크 파는 데 갈까 학림다방 갈까 하다가 학림다방으로. 저번에 갔을 때는 줄이 길어가지고 못 갔는데 아직 약간 애매한 시간어서 그랬는지 널널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무튼 비엔나 커피 + 크림치즈 케이크. 비엔나 커피 맛있긴 한데 약~간 고급화된 커피믹스 맛?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휘핑 맛있었당, 예쁘게 올려주셔서 좋았구. 크림치즈케이크는 약간,,,, 존맛.....! 사랑해 크림치즈케이크ㅠ0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어서 한 30개 시켜서 먹고 싶었음...ㅋㅋㅋㅋㅋㅋㅋ 

'연극·뮤지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313 넥스트 투 노멀 막공  (0) 2016.03.14
160313 빛의 제국  (0) 2016.03.14
160302 레미제라블  (0) 2016.03.03
160225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0) 2016.02.25
160224 넥스트 투 노멀 마티네  (0) 2016.02.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