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김경수 / 해:윤소호 / 홍:유주혜 (안내방송:윤소호)

 

   사랑해 작솧! 정말 작초의 모든 디테일 하나하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초연 때 내가 좋아했던 디테일들 다 그대로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마지막 티켓" 하면서 해 방향으로 손으로 총 모양 만드는 것도 좋고 해가 위에서 글쓸때 비슷한 모션으로 있는 거나 "눈동자" 할 때 객석 방향 바라보는 거나. 아쉬운 건 동선이 바뀌면서 더 이상 홍이 치는 피아노 따라치는 건 할 수 없게 된 거. 작초만의 그 피아노 따라하면서 빈정대는 거 너무 좋았는데. 뱅뱅 도는 이야기에서 더 해보라는 듯이 손짓하는 거나 웃는 거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그것 역시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뭔가 해한테 대하는 말투는 좀 더 나긋나긋해졌는데 또 죽고 싶어할 때나 홍한테 화낼 때는 좀 더 세진 것 같고. 나는 20세기에 태어나서 대사칠 때 객석 향해 치면서 18세기 엄청 세게 대사 쳐서 욕처럼 들리게 하는 것도 좋다. 격해진 감정이 굉장히 잘 느껴져서. 아직 개막한지 얼마 안 됐는데 오늘 배우들 감정은 정말 공연하고 한두달 지난듯한 그런 감정처럼 느껴질 정도로 강하고 격하고 세게 느껴졌다.

   빙초나 윱초가 해한테 바로 총을 넘겨줬던 것과 다르게 작초는 오히려 총을 계속 쥐고 있었다. 솧해가 그래서 팔 잡고 토닥토닥해준 이후에야 총을 받아들 수 있었고. 여기가 종착지 이젠 추락해, 지구가 내 무게에 바스라진다. 작초가 앞부분 속삭이듯이 부르니까 솧해도 뒷부분 속삭이듯이 부르는 거. 초연 떄도 좋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해서 좋았고. 죽으려고 할 때 기본적으로는 초랑 똑같이 행동하는데 주혜홍이 솧해 팔을 먼저 내려서 이번엔 먼저 내리고 초와 홍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해 초....

 

   눈동자 이후로 정말 스모크 절망편...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고 해야하나. 정말 어둠의 바다 그 끝까지 보여준 그런 스모크였다 오늘 낮공은. 마지막 희망까지도 어둠에 먹혀버린 그런 느낌. 삼연 시작하고 아직 네번밖에 안 보긴 했지만 감정적으로는 오늘 낮공이 제일 와닿았고(아직까지는) 무대 위의 배우들이 흘리는 눈물에 젖어서 나까지도 계속 울게 됐다. 특히 솧해는 정말 눈동자 이후로 계속 울고 생맆에서도 울고. 또다른 거울 뒤에 갇힌 홍이 "난 지워지지 않아" 이거 부를 때도 계속 울고 있었고 그 뒤로 이어지는 절망, 날개까지.

   뭔가 세 배우의 감정이 다같이 맞아 떨어지면서 오는 그런 쾌감 같은 게 느껴진 공연이어서 정말 좋았다. 종일반이었는데 밤공을 안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29일에 봤을 때 좀 애드립 과하다 싶었던 부분(석방될 때 옷 난 이렇게 줬는데... 했던 부분이나...보따리 이야기 들을 때 "벌써 재밌네요"...)은 다 빠지고 와서 좋았다. 노래 틀고 나서 따라부르는 거 애드립으로 저음으로 화음 넣은 건 웃겼고ㅋㅋㅋㅋㅋ 그림 그리는 건 여전히 진짜 핵불호인데 그 때 솧해 표정이 너무 좋아서 약간 좋아져버리는 것 같다... 거기다 그 모양 하나하나랑 똑같이 맞춰서 그리는 것도 넘 귀엽구. 김해경일 때 노선도 26일이나 29일보다는 좀 더 초연에 가까워서 나는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쎈 노선보다는 그 때의 노선이 좀 더 좋아서. 무기력한 지식인.... 쪽의 노선이 좋다. 오늘 눈동자 이후의 감정이 가라앉아있어서 김해경 노선이 가라앉은 게 더 잘 어울렸던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26일, 29일보다 확실히 목소리에 힘도 실린 것 같고. 아니면 마이크 볼륨 조절을 좀 더 신경써줬거나? 그래서 초랑 둘이 노래부를 때나 셋이 다같이 노래부를 때도 목소리 확 꽂히게 들려서 정말 좋았다. 물론 낮공보다 밤공이 목이 더 트인 것 같긴 했지만 낮공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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