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이형훈 / 김정배:기세중 / 황승욱:박정표 / 최돈결:안재영 / 송원달:윤상화 / 남자:김대곤 / 여자:정인지

 

   비 오는 날 관극가는 거 진짜 싫어해서, 보러 가는 길에만 해도 짜증났었는데 보고 나서는 진짜.... 표 잡은 월요일의 나 칭찬해.. 이번 달에는 내내 스모크만 보느라 다른 극은 못 봐서 더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그냥 새로운 극을 본다는 것 자체도 물론 좋았지만 그 극이 좋은 극이라서 정말 좋았다고 해야 하나? 캐슷도 뭔가 취향에 잘 맞게 고른 것 같고. 초반에는 사실 좀 재밌는 부분도 많고 그래서 하하호호 하면서 봤는데 중반부터는 정말 눈물콧물 줄줄이라서 힘들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고. 생각보다 멘탈 털리는 극이라는 걸 모르고 갔어서 손수건도 휴지도 없었던 건 아쉬웠다. 자둘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예대는 걸어둠...) 자둘하게 된다면 꼭 눈물 닦을 무언가를 준비해가야겠다.

 

   일단 내가 실제 사건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극이 짜여져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다. 과거랑 현재를 왔다갔다 하는 것도 사실 이해하는 데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았고. 아 그리고 멀티, 멀티 배우분들이 진짜 너무 좋았다. 여러 가지 캐릭터들을 맡으셨는데 각각의 캐릭터에 그에 맞는 생명력을 불어 넣어서 그 때마다 그 캐릭터로 보였다. 사실 아직 약간 이해안가는 건 증인으로 온 '그분들' 인데 그 '그분들' 이 대체 누구를 의미하는 건지 잘 모르겠음... 뭐 후기 좀 더 찾아보고 그러면 알겠지.

   주혁, 정배, 승욱, 돈결. 같은 학교, 같은 동아리를 나왔지만 서로 다른 미래를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이 애달프다. 어쨌든 큰 틀에서 봤을 때, 혼자만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건 돈결. 그가 마음 속으로는 어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재의 권력과 힘에 굴복한 것은 사실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그를 비난할 수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글을 썼던 것 같은데 저 중에 누구와 제일 비슷하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도 돈결.... 용기 없고 현실에 굴복하는, 편한 삶을 추구하는 쪽이니까.

   그리고 정말 네 명 다, 어떻게 저렇게 이미지에 맞게 찰떡같이 캐스팅했는지. 리피는 작년에는 돈결이 아니라 정배였던데 리피정배는 어땠을지 그것도 궁금하다. 돈결이 정말 너무 잘 어울려서. 물론 그 때도 잘했겠지만 정배랑 돈결은 정말 정반대에 서 있는 듯한 캐릭터라서 더 궁금.

 

   아무튼 요새 국사쪽 공부 다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연극을 계기로 좀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모르는, 하지만 내가 알아야 할 사건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아. 그리고 어쨌든 보도지침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오늘 본 연극도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모르니까. 아 근데 보면서 그래도 고등학교 때 헛공부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던 게 중간중간 대사 들으니까 기억나는 일들이 있긴 하더라. 그리고 김지하 이야기 하는 것도. 이런 사람은 나중에 변절하지 않겠지? 하는데 아.... 싶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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