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김경수 / 해:윤소호 / 홍:김여진

 

   아 오늘 솔직히 좀 별로.뭔가 이상하게 다들 합이 안 맞고 삐걱대가지고. 셋 다 뭔가 조금씩 어긋난 느낌. 뭐 애초에 크게 기대하고 보러 간 건 아니긴 했지만. 솧도 오늘 막 나쁘다! 이건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잘했다! 이것도 아니라서. 남은 목,금,토,일 공연 잘해주기만을 바랄 뿐. 그러고보니 오늘 여진홍 보는 마지막 날이었네... 뭐 스모크 보는 동안 솔직히 좋았던 기억보단 나쁜 기억이 더 많아서 예... 그렇지만.... 다른 공연에서는 만날 일 없길.

  이상하게 절망은 좋았다. 문제는, 절망만 좋았다는 거. 공연 전체적으로는 솔직히 진짜 뭔가 .... 최근 들어서 제일 별로였다. 날개에서도 솔직히 그냥저냥 쏘쏘였고. 뭔가 전반적으로 대사 속도도 서로 안 맞는 느낌이었고 노래도 안 맞는 느낌. 작초의 노선도 좋아하고 솧해야 말할것도 없이 너무 좋아하는데 오늘 너무 뭔가.... 아 그냥 모르겠다. 후기 쓰는 것도 사실 별로 내키진 않지만 뭐라도 안 남겨 놓으면 나중에 기억 휘발되고 후회될 것 같아서.. 근데 정말 놀랍게도 절망은 너무너무 좋았다. 최근 들어서 제일 많이 울면서 불렀던 절망이었던 듯. 진짜 눈물 막 흐르는 건 예쁘고 좋았지만 이전까지의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았어서 마냥 예뻐보이지만은 않았음 근데. 암튼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공연이었다. 마지막 마티네인데. 그러고보니 5월 마티네 전부 솧해였었는데 고생해따.....급마무리....

 

   뭔가 홍, 초마다 다른 디테일에 따라서 솧해 디테일도 조금씩 달라지는 거 좋아해.... 일단 여진홍이랑 붙을 때는, 여진홍이 컵에 술 마셔서 술 뱉는 거랑, 약 발라줄 때 무서워하니까 홍이 약이 무섭냐구 내가 무섭냐구 해서 둘 다 무섭다구 하는거랑, 춤 가르쳐준다고 하면 이상하게 삐걱삐걱하면서 추는 거... 정도가 지금 생각나는 디테일인데 다 귀엽구 좋지 뭐.

   홍 납치하는데 신발끈 풀려버려가지고 담요 덮어주기 전에 솧해가 이렇게 저렇게 해보려고 했는데 안되서 그냥 냅두고 담요 덮어줬구. 결국 깨어난 다음에 여진홍이 직접 다시 신발끈 묶은? 건 아니고 뭐라해야하지 암튼 연결했구. 오늘 레코드판 다른 거로 바꿔끼려다가 홍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고 했더니 냅다 던지고 자기도 이거 좋아하는 노래라고 해서, 뒷부분에 '같은 노래를 좋아하고' 진짜 안하나 했는데 진짜 안하더라. 그동안 왜 이걸 몰랐지. 진짜 아무 생각없이 멍 때리면서 공연 보나봐 나...ㅋㅋㅋㅋ 라라랜드 장면에서도 오늘 이상하게 노래도 안 맞고 춤도 정말 그동안 봤던 것 중에 제일 안 맞아서 이게 뭔일인가 싶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뱅뱅도는이야기 부를 때, 솧해가 계속 작초 쳐다보더라. 평소에는 해는 초 쪽 안 쳐다보고 홍만 초 쪽 쳐다보고 그 뒤에 서 있는 초가 홍을 부추기거나 홍과 해를 흥미롭게 쳐다보거나 그랬었는데 오늘은 해가 계속해서 초 쪽 쳐다봐서 뭔가 새로웠음.

   내 인생 마지막만큼은 내가 정할 거야, 에서 오늘은 아달린 약병만 들어본 게 아니라 술병도 들었다가, 아달린 약병 들었다가, 마지막으로 총을 들었다. 오늘도 작초에 맞춰서 '지구가 내 무게에 바스라진다' 엄청 조용히 읊조리면서 했고. 작초가 솧해한테 죽어, 하고 총 건네줬을 때, 억지로 쥐어준 게 아니라 솧해가 먼저? 아니 먼저까지는 아니긴 한데, 해가 먼저 손 뻗어서 받아갔고. 작초 오른손, 솧해 왼손 작초는 객석을 등지고. 오늘도 역시나, 솧해는 작초가 하는 행동 그대로 따라했고.

 

   보따리 이야기 마 뜬 거. 보따리 이야기 끝나고 나서 소호가 다른 대사치는 거 좋아하는 포인트긴 하지만, 오늘은 별로 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는데 여진홍이 그냥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약간 마 뜨고. 그 다음에 해 잠들었다가 깨어난 다음에, 나랑 함께했던 모든 시간들이 고통이었니? 하는 부분은 소호가 잘라먹었나 겹쳤나 그랬고.

   작초 대사 톤 살짝 빠른 거 호 포인트였는데 오늘은 불호였음. 대사톤 다르게 치는 거 좋다 이거에요, 근데 적어도 다른 배우들이랑 합은 맞춰야지. 혼자 달려나가니까 자꾸 다른 배우들이랑 삐끗삐끗하고 겹치고. 특히 연기처럼맆에서는 진짜 거의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일 정도. 물론 오늘은 다른 배우들도 속도며 뭐며 맞는 게 없었긴 하지만. 아무튼 남은 네 번의 공연은 제발 좋았으면 좋겠다. 막공주라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끝내고 싶은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를^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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