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김경수 / 해:윤소호 / 홍:정연

 

   아, 작초 정연홍. 진짜 충성충성이다. 오늘 공연 끝나고 단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었다면 그건 내일도 같은 노선으로 연기해주시길 하는 것뿐. 솧해 애드립은 오늘 생각보다 많이 줄었는데 오히려 그게 깔끔하고 좋았던 것 같기도. 물론 난 애드립 치는 게 더 귀엽고 좋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요 며칠동안은 시작 전 안내방송도 침착하게 했던 듯. 뭐하실시간 몇 초 드리겠습니다 이런 것도 안 했고 그냥 초반처럼 깔끔한 안내방송... 막공이 다가와서 그른가ㅠㅠ

   오늘 친구 영업해서 데리고 간 거라 사실 약간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오늘 레전이었고 친구도 좋았다고 그래서 다행이었다... 어제 데려갈지 아니면 오늘 데려갈지 고민하다가 오늘 본 거였는데 그러길 잘 한듯. 물론 내가 자첫했을 때처럼 이 극의 고쳐야 할 점에 대해서 얘기를 하긴 했지만... 재연 올라오면 고쳐서 오려나.... 트아를 같이 못 본 게 좀 아쉽기도 하고. 물론 트아도 고쳐야 할 부분이 많긴 하지만 개취로는 트아가 좀 더 취향인 부분이 많았어서ㅠㅠ

 

   오늘 자리도 2-18...... 그래도 한 번 앉아봐서 그런가 뭐 저번보다 잘 적응한 듯한 느낌.. 그리고 오늘도 정연홍이라서 손모양 똑같이 하는 것도 너무 잘 보였고.. 그 순간 해랑 홍이랑 겹쳐 보여서 진짜 너무 마음 아팠고ㅠㅠㅠㅠㅠㅠ 아 그리고 책상에 앉을 때, 그 책상에서 내가 봤을 때 왼쪽 방향 쪽 책상에 앉아있을 때 해 표정 잘 보이는 거 좋았음. 절망은 진짜 코앞이라서 너무너무 잘 보이고 좋은데 은근 솧 시선이 위쪽이라서 걍 편하게 봄..ㅋㅋㅋㅋㅋ

 

   작초가 시 쓰레기통에 담으면서였나? 아무튼 종이가 한 조각 바닥에 떨어졌는데 초 나가고 나서 솧해가 주워서 소중하게 접고 주머니에 넣었다. 어쩌면 그냥 책상에 올려놓거나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소중하고 예쁘게 접어서 주머니에 넣는 게 시를 그렇게 아끼는 해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참 좋았다. 떠날 수 있는 마지막 티켓, 에서 해 뒤에서 손으로 총모양 하는 작초 디테일 진짜 너무 좋아하는데 이제 그거 볼 수 있는 날도 두 번밖에 남지 않았다니 너무 슬프다.... 작초 계단에서 그 자리에 서서 총 줄 듯이 하다가 해가 다가오면 총 겨누고서는 쫄지말라고 하는 것도 너무 좋고. 의자 두드리면서 여기 와서 앉으라고 하는 것도. 초 나갈 떄 해가 자기가 잘 하겠다고 하니까 끄덕이는 것도 오늘 너무 좋았고. 뭐 쓰다 보니 다 좋았다만..... 뭔가 지난번에 문 안 닫힌 이후로 작초가 문 휘리릭 하고 가면 소호가 문 잘 닫히나 열심히 보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ㅋㅋㅋㅋ 귀여워...ㅋㅋㅋㅋㅋ

 

   오늘따라 초는 정말 술이라도 마신듯한 몸짓이었다. 초중반에 휘적휘적 걷는 것도 그랬고, 묶여 있는 홍을 풀면서 밧줄을 내던질 때도, 머리에 총을 겨눌 때도. 특히 '여기가 종착지 이제 추락해' 부르기 전에 돌아서 있을 때 정말 술이라도 취한 사람 같아 보일 정도로 비틀비틀거렸고. 초는 고통을 견디기 위해서 술을 선택했던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술을 찾고 술을 마시고, 기침을 하면서도 물이 아니라 술을 마시고. 솧해는 초가 술 마시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처음에 홍 납치해서 묶다가도 초가 술 마시면 그쪽만 쳐다보고 있고 초 나간 다음에 자기 물 마시러 내려 가서도 초가 술 얼마나 마셨나 체크하면서 속상해하고. 초를 너무 좋아하는 해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고통스러워 하는 해를 보면서 솧해는 정말 슬퍼했을 것만 같아.....

 

   정연홍 '내 안에 심장이~' 하는 부분에서 손으로 심장 쪽에 대고 콩닥콩닥 하는 거 진짜 너무 좋다.. 정말 심장이 뛰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어서. 보따리 이야기에서 보따리에 미움, 열망, 사랑... 담으면서 눈물 왈칵하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해가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한 다음에 눈물 참으려는듯이 시 들어서 이거 읽어도 돼요? 하고 노트로 얼굴 가리고 시 읽는 것도 좋아해... 그 부분 진짜 매번 볼 때마다 울게 된다. 울 거 알면서도 울게 되는 듯.. 오늘도 '내가 그 때문에 갇혀 있듯이 그도 나 때문에 갇혀 떨고 있다' 하는 부분에서 솧해가 연기처럼맆에서 하는 손모양 했더니 뒤에서 정연홍이 똑같이 했구. 그거 둘이 겹쳐 보이는 게 진짜 슬프고 그 때 정연홍 눈빛도 진짜 너무 좋고. 요새 보다가 궁금한건 솧해는 뒤에서 정연홍이 그 손모양 같이 하는 거 알까 + 작초가 마지막 티켓 할 때 손으로 총모양 하는 거 알 까 이거 두 개......

   암튼 그러고 나서 시 이야기 하는데 평소랑 다르게 '같은 건데 다르고 다른건데 같은거고' 이 대사를 밑으로 안 내려고 책상 바로 앞에서 했다. 뭔가 했더니 펜이 떨어졌었는지? 그거 주워서 올리고 나서 다시 계단으로 내려갔구. 오늘은 레코드판 다른 거로 바꿔치기 하려는 거 안했구 바로 저도 제일 좋아하는 노랜데! 했구. 정연홍이 '우리는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 <또> 같네요' 라고 하는 거 좋다. "또" 한 단어 차이로 뭔가 그 대사가 주는 느낌이 참 다르게 다가와서. 춤출 때 안절부절 못하고 홍이 안기면 어쩔 줄 몰라하는 거 예전에는 좀 약간 과하다? 싶게 막 털었는데 요샌 그 정도로는 안해서 좋다. 뭐 예전에도 귀여웠지만 요새도 좋음. 이름이 해라서 뭐든지 해본적 있으려나? 한 다음에 오늘도 정연홍 눈높이에 맞게 앉아서 "홍은요? 사랑해본적 있어요?" 해서 참 좋았다. 이거 진짜 너무 좋아하는 포인튼데 어느 순간부터 계속 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 정말로... 아 그리고 2-18 좋은 점이 이 때 솧해 표정 정말 잘 보인다는 거. 그리고 '어여쁜 사람, 어여쁜 당신' 부를 때, 정연홍은 해가 보지 않을 때와 해랑 얼굴 마주할 떄의 표정이 달라서 좋다. 해가 다른 곳 보고 있을 때나 해랑 눈이 마주치지 않을 때는 정말 슬픈 표정 짓고 있다가 해랑 눈 마주칠 때는 슬픈듯한? 미소 짓는 거ㅠㅠ

  

   작초가 '나 이 여자 아는 사람 맞아, 이 여자 꼭 필요해' 하면서 홍 볼 쓰다듬는 거 좋아하는데 이 때 홍마다 다른 것도 좋다. 주혜홍은 정말 세게 쳐내고 정연홍은 쳐낸다기보다는 살짝 피해서 초 뒤로 가서 커피를 타기 시작한다. 그리고 해한테 커피 준 다음에도 계속 해가 커피 잘 마시는지, 다 마셨는지 눈치 보면서 커피 마시는 홍도 좋고. 그리고 이번 주에 솧해 아달린 먹고 나서 잠드는 연기 진짜 쩔어서 정말 약에 취한 게 아닌가 싶은 것처럼 쓰러지더라. '느껴본 것 같은, 공허한 마음' 에서 '마음' 부분은 거의 아예 날리듯이 쓰러지는데 그 전부터 비틀거리면서 걸어가고 계단에서부터 이미 눈 감기고 있고 그래서...

   싸움 진짜 좋았음. 싸움에서 마지막 부분에 종이 이층 무대 쪽으로 날리는 거 그러고보니 그냥 작초 디테일인듯. 그러고 나서 나중에 위에서 던져버리는 거. 정연홍 싸움이 홍 중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져서 이 때 초랑 홍이랑 기싸움하는 게 잘 느껴지고. 오늘 작초도 강한 노선이라서 그런가 진짜 정연홍이랑 작초랑 둘이 서로 으르릉대는 게 보이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초가 일본검열관이 준 거라면서 글 던져버린 후에, 정연홍은 그거 줍고 나서 바로 책상에 앉는 게 아니라 해를 한참 바라보다가 앉는데 무슨 생각인걸까..... 아 근데 싸움에서 이상하게 박자가 피아노랑 정연홍이랑 살짝 엇박느낌 나서 그건 쫌 아쉬웠음ㅠㅠ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우리 모두 힘들어, 이 부분에서 작초가 계단에 서 있고 정연홍이 붙잡으려 했는데 내치고 훅 올라감.

   작초 '확실한 절망이라는 곳에 도달하지' 하기 전에 진짜 거울 엄청 세게 퍽 쳐서. 진짜 깜짝 놀랬다. 근데 그러고 나서 '죽고싶다' 하는 부분에서는 평소랑 다르게 거울을 보고 주저앉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옆으로 벽 타고 주르륵 앉는데ㅠㅠ '그만, 그만해도 돼' 하는 것도 정연홍 평소처럼 초를 안아주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옆에 똑같이 앉아서 불렀는데 좋았다. 옆에는 계속해서 울고 있는 초가 있고 그 옆에는 홍이 있고. 안아서 토닥여주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옆에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오늘 정연홍을 보면서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늘 혼자였다고 초는 홍을 밀어내고, 정연홍은 여전히 어둠 속에 앉아서 언제나 그리웠다고, 두려웠다고 하는데 그것도 너무 슬펐고ㅠㅠ 뭔가 홍의 마음도, 초의 고통도 이해되는 그런 순간이었던듯ㅠㅠ 해는 바다를 꿈꿨다고 바뀔 수 있다고 홍이 말하지만, 초는 뭐가 바뀔 수 있냐고 되묻는 거. 바다, 바다, 뭐가 바뀔 수 있는데. 하는 작초의 그 억양과 톤이 진짜 너무 좋았다. 나른한듯하면서도 상처받은듯한 그 말투. '저 여자가 니 커피에 또 약을 탔네~' 하는 그 말투도 좋아하고.

 

   '사는 게 고통이다, 그 고통의 무게에 내가 바스라진다' 뱅뱅도는이야기에서는 평소보다 좀 덜 비웃는 표정이었던듯? 그래도 여전히 손으로 소리내는 거랑 더 해보라는 듯한 손짓하는 거는 해줘서 좋았다. 이 때, 작초가 해만 바라보다가 홍이랑 눈 마주치면 바뀌는 표정도 좋아함.... 홍이 차라리 날 쏴! 하면 해를 보면서 '얘 봐라?' 하는 듯한 표정도 진짜 좋아하구.... '헛소리 집어치워'가 아니라 '고통이 무한이다!' 라고 하는 것도. '그냥 연기다' 가 아니라 '그냥 연기야 연기' 라고 하는 거 좋아하는데 오늘 그렇게 해서 그것도 좋았고.

   정연홍이 오늘따라 거울을 더 많이 붙잡았고. '네가 바라는 어둠 죽음만 가득한 그 곳으로 해를 데려가려고' 하기 전에 작초 손or총을 잡으면서 일어나려 했는데 작초가 총 들고 있던 손을 뒤로 빼버렸고, 정연홍이랑 경초랑 이 때 몸싸움 진짜 심하게 해서 와우네...... 나 진짜 깜짝 놀랬다... 진짜 막 서로 멱살 잡으면서 밀고 한 명은 총을 뺏으려고 한 명은 뺏기지 않으려고. 아무튼 이게 기폭제가 되었는지, 그 뒤로 해한테 다가가면서 스스로 총 쏘는 것도, 대사치는 것도 정말 정말 평소보다 더 강하게 쳐서 정말 진짜 엄청 좋았다. 진짜 오늘 노선 취향 적중이었음. '날 좀 거기로 데려가줘, 난 죽고 싶은데 죽을 수가 없어. 내가 난데 내가 내가 아니라 날 죽일 수가 없는 거야. 지옥 불구덩이에서 죽지도 못하고 평생을 활활 타고 있어. 기억나? 네가 날 거기로 떠밀었잖아' 이 부분 정말 다 악에 받친듯이 대사 쳤고. '왜냐고 모르겠어 거울을 들여다 봐' 하는 부분도 마찬가지. '내가 왜?'라고 하는 솧해 앞에 무릎 꿇고 기어가서, 무릎 꿇고 앉아서. 그 때의 눈빛과 자세가 진짜 안 잊혀졌으면 좋겠다. 정말 기억하고 싶어 오늘 그 부분. 해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라고 악에 받쳐서 소리치는데 내가 해였어도 눈물이 안 날 수가 없을 정도로 강하게 대사치더라. '넌 그제서야 깨달아!' 하면서 박수치고.

   이어서 연기처럼 맆.... 미쳤다 진짜..... 작초 진짜 미쳤어.... 이렇게 악에 받친 거 처음 봤어 정말로.. 수요일엔가 대사 톤 빨라서 불호였다고 한 거 진짜 다 취소다 취소. 오늘 대사톤 빠른 거 진짜 너무 잘 어울렸고 연기처럼맆에서 그게 더 빛을 발했다.

 

   '나는, 나를, 원망한다' 작초 오늘도 역시 눈동자에서 솧해와 같이 객석을 쳐다보고. 같이 글을 쓰고. 요새 눈동자도 감정 매번 좋아서. 눈동자 오슷에 안 남은 거 진짜 매우매우 아쉽다. 더블케이는 진짜 멍청인가? 거기에다가 뭔 뜬금없는 나레이션을 넣어;; 눈동자 노래 그대로 넣는 게 훨씬 좋았을 것을...

   얼지않는바다 에서 정연홍 손짓.. 내 모든 글 내 모든 것 내 모든 문장들 있게 한 내 인생... 오늘 이 부분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

   초가 해에게 총 주기 전에 죽어, 죽어, 죽어. 해가 총 받아가길 기다리다가 가져가지 않으니까 쥐어줬던 듯 하다.... 그리고 초가 건네는 총을 바라보면서 솧해는 정연홍을 쳐다봤고 정연홍을 고개를 저었고... 오늘도 역시 '여기가 종착지 이제 추락해' '지구가 내 무게에 바스라진다' 이 두 부분은 약하게 불렀고. 초 오른손 솧해 왼손/ 작 객석 등지고 솧 쪽 바라보면서 서 있었는데 정연홍이 매달리면서 뒤로 돌리셨다... 그러다보니 해랑 초랑 완전히 똑같이 움직이진 못했지만 그래도 허리 숙이고 이런 건 거의 똑같이 움직이려고 하는 것 같더라... "그래, 나 고통이야 그래, 나 절망이야 그래, 끝내 나 죽음이야" "살고싶잖아 살아야되잖아" 정연홍의 이 대사들에 눈물이 났고... 오늘 솧해의 "초, 미안해"에는 죽지 않아서 미안하다...라는 느낌이 담겨 있었다. 널 거울 밖으로 내보내서 미안해, 보다는 네가 그렇게 죽고 싶어하는데 나는 아직 죽지 않을래. 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절망은 매번 좋아. 절망 다 부른 다음에 눈에 눈물 화르륵 고이는 거ㅠㅠ 오늘 절망 잘 보이는 자리라서 좋았음...

   오늘따라 총 버리기 전에 한참을 망설였던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후기 쓰다 보니까 뭔가 항상 해 이야기는 별로 안 쓰는 것 같다.... 사실 해는 뭘 하든 다 좋아서. 뭘 해도 다 예뻐 보이고. 이제 두 번밖에 안 남았다는 게 아쉬울 뿐. 그동안은 베어가 제일 많이 봤던 극이었는데 스모크로 그걸 갱신한 게 신기하기도 하고. 솧해가 없었다면 그럴 일도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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