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전성우 / 클레어:최수진 / 제임스:양승리

 

   기억을 지우지 않은 클레어. 기억을 지운 이후에 충전기를 빌리러 올 때부터 이미 클레어의 얼굴에 슬픔이 가득해서, 아, 기억을 지우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리버의 문만큼은 두드리고 싶지 않았을 수도, 아니면 두드리고 싶었을 클레어지만, 그 선택지 말고는 이 유령같은 아파트에서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걸 알기에 어쩔 수 없었겠지. 고장난 발목을 올리버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애써 돌아서고 빠르게 걸어가는데 그걸 또 올리버는 보고 말고. 올리버가 자신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화분을 향해 손 뻗는 클레어가 정말 너무 슬펐다.

   초중반까지 쭉 수진클레어가 불호였는데 후반부는 너무 취향이었다. 초중반에는 약간 너무 인간같음과 로봇같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게 어색하다고 해야 하나.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조금 들어서 아쉬웠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행동은 너무 로봇같은데 말투가 인간같았고 또 다른 장면에서는 말투는 너무 딱딱 끊는 로봇 같은데 행동이 인간 같았고.

   수진클레어 디테일 중에 기억나는 건, 터미네이터를 따라하다가 팔꿈치 쪽에 이상을 느낀 올리버가 계속 손가락을 꼼지락거릴 때 그 손을 보고 있는 거. 다른 클레어들은 주로 올리버의 얼굴을 보고 있는 장면인데 그 장면에서 손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는 게 너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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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옥주현 / 죽음:박형식 / 루케니:박강현 / 황제 프란츠 요제프:민영 / 대공비 소피:이태원 / 황태자 루돌프:윤소호 / 어린 루돌프:박태양

 

   엘리 안 본 사이에 또 디테일이 늘어난 신기한 사람. 혁명 장면에서 코트 품에서 빨간 뭔가를 꺼내서 헝가리 사람들에게 보여주길래 그동안 내가 왼쪽에만 봐서 못봤나 했더니 그건 아닌 것 같다. 아무튼 그것도 소호가 추가한 디테일... 어딘가에서 입모양으로 엄마 한다는 건 오늘도 못 봤는데 어디서 한다는 건지 그걸 다시 좀 확인하고 봐야지 다음에는. 엘리자벳에서 나에게 가장 슬프게 다가오는 장면은, 어머니인 엘리자벳에게 외면당하고 한순간에 슬픈 표정으로 바뀌고 주저앉는 루돌프, 그리고 루돌프의 장례식. 루돌프의 관을 붙들고 우는 엘리자벳.

   루돌프는 자신이 어머니의 거울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미 거울인 것 아닐까. 자유를 꿈꾸고 원하고. 어머니마저도 절 외면하시겠다고 하는 말마저도 엘리자벳과 똑닮은. 오히려 루돌프가 엘리자벳의 거울이기 때문에 엘리자벳은 루돌프를 더욱 더 외면하고 바라보지 못하는 걸지도. 

 

   토드. 엘리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텀을 두고 봐서 그런가 형식토드도 그새 노선이나 그런 게 좀 더 잡힌 느낌이었다. 비웃는 부분도 좀 더 강해진 것 같았고. 그리고 진짜 볼 때마다다 좋은 건 몸을 잘 쓰는 것. 엘리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춤이나 걷는 게 진짜 너무 예쁘다. 소호한테도 안 쓰는 말이지만 아름답다... 마지막 춤도 마지막 춤이지만, 내가 춤추고 싶을 때, 에서 걷는 게 진짜 너무 최고임...

   제발 다음 지방공 스케줄에서는 형식토드랑 좀 붙여줬으면ㅜㅜ 그럼 성남이든 수원이든 갈게요... 부산에서 안 붙어서 너무 아쉽다고ㅜㅜ

 

   엘리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내가 춤추고 싶을 때. 물론 루돌프는 안 나오지만(.....) 그 노래에서의 당당하게 치고 나가는 엘리가 너무 좋다. 자신의 힘으로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고. 죽음마저도 밀어낼 수 있는.

   새삼 러닝타임 긴데도 자체 인터가 없는 건 신기하다. 뭔가 지루할 틈 없이 밀어붙이는 느낌. 그리고 커튼콜을 보면서, 내가 여배라도 엘리는 정말 하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토드와 루케니가 많은 이야기를 하는 극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엘리자벳의 생애와 감정에 따라서 극이 진행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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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윤소호 / 베를렌느:김종구 / 들라에:이용규

 

   솧 막공. 의외로 담담하다. 오히려 막공에 더 안 울었던 것 같아. 그렇다고 낮공에서 많이 울었던 것도 아니고.

 

 

+ 까먹었던 정산 추가. (191008)

 

ㅋㅋㅋㅋㅋㅋㅋㅋ막공에 많이 안 울었던 건 재연이 이렇게 금방 올 거여서 그랬나부다... 거기다 캐슷도 많이들 그대로 왔고. A열은 한 번밖에 못 가봤지만 내 기준 이 정도면 정말 선빵해서 좋은 자리 많이 간 것 같다. 솧랭 엄청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7번이나 안 본 것도 지금 알았고...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뭐 볼만큼 본 것 같기는 하다. 실제로 본 건 23번이지만 도장은 36번 찍었으니까... 뭐 더블 적립이나 표 여러 장인 날도 있었고.. 생각해보면 그 포토북 지금 집에 펴보지도 않고 책장에 꽂혀있는데 뭐 때문에 그렇게 다 받고 싶어서 고생했나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아무튼 재연을 다시 보고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초연이 나는 훨씬 좋았던 것 같다! 지금 추가된 부분들 .. 특히 들라에 서사가 정말 나는 별로라...... 어쨌든..! 생각난 김에 정산해봄ㅋㅋ 정산판 출처는 @yeff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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