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WHITE:조형균 / X-BLACK:차지연 / 존 파우스트:장지후 / 그레첸:이예은

 

   잘 할 걸 알고 있었던 배우들이라 그만큼 재밌게 봤고 좋았다. 힘들게 캐슷 맞춰서 본 보람이 있는 공연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첫공 때부터 공연 자체에 대해서도 조금 피드백한 것 같기도 하고. 첫공을 너무 피곤한 상태로 봐서 잘 기억이 안 나긴 하지만 오늘 보니까 살짝씩 처음 본다? 싶은 장면들이 있는 걸 보니 바뀐 것 같다.

'연극·뮤지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1221 랭보  (0) 2018.12.22
181220 엘리자벳  (0) 2018.12.21
181216 풍월주 밤공  (0) 2018.12.17
181215 랭보 낮공  (0) 2018.12.16
181212 어쩌면 해피엔딩  (0) 2018.12.12

 

 

열:성두섭 / 사담:박정원 / 진성여왕:김지현 / 운장:조순창

 

  바람과 달의 주인.

 

   풍도 이제서야 자첫. 아마 메르스 때였나 그때 원쁠원 할인 풀려서 보려다가 취소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서야 보러 가게 됐는데 아마도 내가 더 애정하는 배우가 나왔더라면 더 재밌게 보긴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긴 했다. 전반적으로 무대가 너무 큰데 그 무대를 채워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컸다. 앙상블이라도 서너명 더 있었으면 훨씬 더 신났을 것 같은데. 특히 귀부인들 나와서 노는 장면은 너무 허전했다. 대극장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텅 빈 운루라니.... 그래도 좀 잘 나가는 운루 아니었던가..

 

   섭은 역시나 잘했고 잘 어울렸고 잘 살리고. 정말 따스하고 다정한 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왕도 그래서 반했을 거고 가지고 싶을 거고. 밤의 남자는 예전에 본 영상에서는 부채가 있었는데 왜 부채를 없앴는지 잘 모르겠다. 부채 있었던 게 훨씬 멋있었을 것 같아. 물론 영상으로만 본 거라 비교하기가 애매하긴 하지만, 적어도 지금 춤은 약간 애매하다 싶었다. 물론 섭은 잘 췄지만.

   열-담 서사도 사실 조금 부족해서 이렇게까지 갑자기 절절하고 사랑하는 사이였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둘 사이에 뭐가 너무 없었는데? 그냥 어린 시절을 같이 자라고 고생하다가 운루로 굴러들어와서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아니면 뭔데? 라는 생각. 아니면 그냥 가족? 사랑? 사실 잘 모르겠다. 뭔가를 더 넣자니 극이 지루해질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사실 조금, 부족한 느낌.

   아무튼, 결론은 섭열은 좋고 잘하고 스윗하다. 저러니까 운루에이스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

 

   의외로 치인 것은 진성 여왕. 섭열은 잘할 걸 알고 좋을 걸 알고 그 기대치에 부응했었던 거고 진성여왕은 사실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도 몰랐고 내가 알았던 이야기보다 좀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생각보다 더 아픈 사람이었고 날카로운 사람이었고. 마치 가시 세운 고슴도치 같은 느낌. 담이가 죽고 죽어버리고 싶었던 열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여왕에게 정말 너무 잔인했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여왕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아이의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죽인 사람이 되었으니까.

 

   운장 서사는 사실 조금 뜬금없게 느껴졌다. 단순히 여왕이라서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연정을 품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서사였는데 사실 왜 그런 서사를 굳이 넣었는지 잘 모르겠다. 불필요한 서사라는 생각. 차라리 여왕을 무서워하는 방향의 이야기를 잡는 게 더 스토리의 개연성을 살려주지 않을까. 자신도 죽을까봐 무서워서 열을 갖다바치는, 담이를 죽여서라도 열을 보내려고 하는.

'연극·뮤지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1220 엘리자벳  (0) 2018.12.21
181218 더데빌  (0) 2018.12.18
181215 랭보 낮공  (0) 2018.12.16
181212 어쩌면 해피엔딩  (0) 2018.12.12
181208 프랑켄슈타인 부산 낮공  (0) 2018.12.09

랭보:윤소호 / 베를렌느:정상윤 / 들라에:이용규

 

   아 오랜만에 본 윤소호. 오랜만에 봐서 뽕이 차서 그런지 아니면 진짜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았다. 2주동안 쉬면서 내 컨디션이 좋아져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오늘따라 한쪽 눈썹만 움직일 때가 많았는데 그게 왜 그렇게 좋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신감에 찬 솧랭보의 표정이 너무 좋아. 베를렌느 춤은 조금만 따라했지만 모음들에서 춤을 요상하게 춰서 너무 귀여웠지.

 

   베를렌느에게 하얀 달 당신 목소리로 듣고 싶다고 하고 베를렌느가 하얀달 부르기 시작할 때 베를렌느를 바라보면서 살짝 짓던 미소가 너무 예뻤고. 오늘은 뭔가 베를렌느를 좀 더 사랑하는 노선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가끔 너무 베를렌느에게 날을 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은 그래도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도 가끔 들어서 좋았다. 마지막에 토로베를렌느는 혼자서 바닥키스를 한 번 더 하는데 그때 그걸 살짝 보고 지은 소호랭보의 표정도 너무너무 좋았다. 항상 그 바닥키스를 랭보가 봐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봐줘서 너무 좋았어 정말로... 그리고 그 표정도 너무 예뻤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고 기쁘지만 기쁘지 않고.

   베를렌느가 네 시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싸늘한 표정으로 변해서 책상에 담배를 내려놓는 게 왜 그렇게 좋았는지 모르겠다. 그 때 그 표정도, 그리고 담배를 탁. 내려놓는 그 소리도. 그리고 오늘은 정말로 베를렌느 멱살을 잡고 내동댕이치고 떨어져서 노래불렀는데 그것도 좋았고.

 

   정말 랭보를, 윤소호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다 너무 좋았다, 그냥.

'연극·뮤지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1218 더데빌  (0) 2018.12.18
181216 풍월주 밤공  (0) 2018.12.17
181212 어쩌면 해피엔딩  (0) 2018.12.12
181208 프랑켄슈타인 부산 낮공  (0) 2018.12.09
181202 엘리자벳 밤공  (0) 2018.12.03

+ Recent posts